반보장각(半步長脚). 긴 다리의 반 걸음. 튼튼하고 긴 다리로 반 걸음만 전진해도 큰 변화를 불러온다는 말이다.
김순재 전 창원 동읍농협 조합장이 농협중앙회장에 출마하면서 밝힌 각오다. 그는 "왜란(倭亂-임진왜란, 정유재란)을 겪고도 대비하지 않았던 조선이 호란(胡亂-병자호란)을 다시 겪었듯이 우리는 우리에게 닥칠 또다른 어려움들이 있는지 살피고 대비해야 한다"고 말했다.
이런 내용을 담은 그의 소책자 <반보장각>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모양이다. 한국농어민신문은 이에 대해 아래와 같이 보도했다.
"한 농업경영인이 전국각지 농협마다 보낸 소책자 ‘반보장각(긴 다리의 반걸음)’이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. 농민운동가 출신의 김순재 창원 동읍농협 전 조합장의 농협개혁 의지를 피력한 소책자다.
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조합장 선거보다 더 폐쇄적으로 치러져 정책 및 후보 검증기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우려 속에 접한 이 책자는 농협개혁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‘베스트셀러’ 못지않은 ‘가뭄 속 단비’로 다가간다."
☞기사 모두 보기=김순재 창원 동읍농협 전 조합장의 반보장각
그런데 최소한 조합장 직선제로 바뀌길 기대했던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이번에도 조합장들이 선출한 대의원 간선제로 치러지는 모양이다. 이것부터 개혁해야 할 과제인데, 안타까운 일이다.
2016년 1월 12일 치러지는 선거는 조합원 약 235만 명이 선출한 조합장 1142명 중 뽑힌 대의원 291명이 투표권을 행사한다. 대의원들은 선거 당일 농협중앙회 강당에 모여 후보자 정견 발표를 듣고 투표한다.
과연 농협 개혁이 가능할지는 이번 투표에서 결정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