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927년생 89세의 할머니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. 얼마 전 제가 기록하여 출간한 《풍운아 채현국》을 읽고 보내온 편지였습니다. 내용은 이랬습니다.
"김주완 씨.
고맙습니다. 기록한 책 보고 너무 고마워서 몇 자 적는 27년생 할머니입니다. 썩은 세상에도 풍운아가 아니라 복된 人生이 보석처럼 우리에게 기쁨과 보람을 주고 신통력까지 준 것 같습니다.
구절구절 대화하신 內容으로 代理 만족을 느끼면서 감격하였답니다. 지금까지도 많은 일을 하셨지만 좋은 기록 많이 해주십시요.
주소 몰라서 출판사로 보냅니다.
042-000-0000
010-0000-0000
수전증이 있어서 亂筆입니다.
1. 23 대전에서 장형숙 할머니"
장형숙 할머니의 편지.
편지는 김현정 서울시립동부병원 정형외과 전문의의 <한겨레> 칼럼 '노인을 바라보는 시선'을 복사한 종이 뒷면에 볼펜으로 한자 한자 눌러 쓴 것이었습니다.
링크 ; 장형숙 칼럼 '노인을 바라보는 시선'
편지는 이 칼럼 뒷면에 적었다.
김현정 칼럼에도 강조하고픈 부분에 밑줄이 쳐져 있었습니다.
칼럼과 편지를 두 번 세 번 읽는데, 눈물이 나왔습니다.
할머니 고맙습니다.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... 대전 갈 일 일부러라도 만들어 꼭 한 번 뵙고 싶습니다.